2014.10.09~11 - 굴업도 백패킹 3일차

2014.10.09~11 - 굴업도 백패킹 3일차

2014.10.09~11 - 굴업도 백패킹 1일차 - http://jjang-o.tistory.com/345

2014.10.09~11 - 굴업도 백패킹 2일차 - http://jjang-o.tistory.com/346 에 이은 3일차

어제 옮긴 자리는 괜찬을거라는 생각을 여지없이 짓 밟아 버린 지난밤의 바람은 그제보다도 더 무서울 정도의 기세로 나의 텐트를 쓰러뜨리려 했다.

하지만 텐트 폴의 탄성때문인지 잘 박힌 팩 때문인지 텐트는 아침까지 멀쩡히 제자리를 고수했고 해는 늬엿늬엿 떠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제보다 더 많이 깨는 바람에 잠을 자는둥 마는둥 밖이 환해지니 텐트를 밖으로 나와버렸다.

해가 뜨려고 하는지 주변은 서서히 밝아오기 시작했고, 서둘러서 카메라를 들고 밖을 나섰다.

그리고 맞이 했던 일출은 '올 해 들어 가장 근사한 일출을 봤다고'이야기 했던 어제 만난 아주머니의 말씀 그대로 였다.

아침 일출과 함께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텐트 정리하고, 지난밤 강풍에 잃어버린 접시찾아 삼만리 한번 하고, 마을로 복귀

그리고 점심으로 해변가에서 너구리 두마리를 해치워버렸다.

굴업도에서 덕적도로 돌아가는 배는 홀수날이라 옆의 섬을 돌아돌아 가는 항로다.

이것저것 바위도, 섬도 구경하고 덕적도에 도착하니 비로소 사람들이 많아진게 육지와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

굴업도는 '정지되어 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면 덕적도는 뭔가 북적대는 느낌에 '살아 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30여분을 기다려 인천으로 출발하는 스마트호에 오르고 비로소 2박3일의 굴업도 백패킹은 마무리 되었다.

운동을 안 했던게 너무 티가 났는지 몸이 쑤시고 난리도 아니였다. 산을 가려면 평소에 운동을 해야 한다는 효섭이형의 말이 떠오른다.

매번 산을 다니면서 느끼는 거지만 우리나라엔 정말 아름다운 곳이 많다. 단지 내가 못 봤을 뿐인거다.

물론 크기에 있어서는 엄청난 크기들을 감당할 수는 없겠지만, 아기자기하게 멋지고 아름다운 곳은 다녀보면 많이 있다는걸 알게 될듯하다.

굴업도도 그 중 한곳이다. 순천만의 갈대만큼이나 괜찮은 곳이 굴업도의 수크령군락지 인듯 하다.

---

.

.

.

.

.

텐트 앞에서 잠깐동안 만 일출을 보려고 했다.

근데...올라가다보니 이게 아닌듯 하다.

일출을 볼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다.

그래서 급기야 언덕을 지나  수크령군락지가 있는 곳 까지 가게 되었다.

.

.

.

.

.

아침에 쓰레빠신고 여기까지 오게 될줄은 생각도 못했다.

 등산화로 갈아신으러 텐트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와 버려서 그사이에 해가 뜰것만 같았다.

.

.

.

.

.

이렇게 10여분을 기다렸나...?

.

.

.

.

.

드디어 저 건너편에서 해가 빼꼼한다.

.

.

.

.

.

매번 느끼는 거지만 해가 금방 뜬다.

.

.

.

.

.

.

.

.

.

.

.

.

.

.

.

일출에 큰 관심이 없는지 해뜨는 것만 보고는 이내 자리를 떠나버리는 아주머니 한분

.

.

.

.

.

쓰레빠를 신고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이야....

.

.

.

.

.

나의 d00은 여기저기 참 많이도 다닌다. 이제 컷수가 6만이 넘은것 같다.

일년에 만오천컷 정도 찍은것 같다.

안 찍는것 같아도 많이 찍었네.

.

.

.

.

.

바람소리에 나뭇잎이 심하게 흔들리며 시끄럽긴 하지만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생각하고 그냥 느껴본다.

.

.

.

.

.

그러다 어느정도 해가 뜨고나서 다시한번 수크령길을 걷는데.......

거참 기분이 좋다.

.

.

.

.

.

바람이 좀 많이 불기는 한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같이 일출을 봤던 연인들....내 옆에는 왜 아무도 없냥;;; ㅋ

.

.

.

.

.

사진 몇장 찍어주고 돌아왔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사진 이상하게 찍어 준 것 같다. ㅋㅋㅋㅋ

나한테 연신 고맙다고 그랬는데 좀 미안하다.

오랜만에 D80을 만져봤네 ㅎㅎ

.

.

.

.

.

.

.

.

.

.

.

.

.

.

.

아침인데 달이 떠있다. 흠...흠...

.

.

.

.

.

아침인사

.

.

.

.

.

여어~

.

.

.

.

.

아침이나 저녁노을이 질때 한번씩 셀카를 찍어주면 좋은 추억거리가 된다.

.

.

.

.

.

.

.

.

.

.

사진을 한동안 안찍었더니 구도가 엉망이다

.

.

.

.

.

거친 바람이 부는데 다른 사람들의 텐트는 멀쩡하구나.

.

.

.

.

.

.

.

.

.

.

.

.

.

.

.

집으로 가는길...

.

.

.

.

.

.

.

.

.

.

아침의 개머리언덕은 조용하다.아니 차분하다. 바람만 빼면.....

.

.

.

.

.

아침산책하는 사람들도 더러 보인다

.

.

.

.

.

.

.

.

.

.

불쌍한 나의 텐트....간밤에 고생많았어!

.

.

.

.

.

어제 일찍 도착한 가족이 나에게 물었다.

'어디가 바람이 안 부나요?'

'저기 보이는 능선이 지난 밤엔 괜찮았던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더니

정말 저 자리에 텐트를 쳤다.

저 가족도 어제 저녁까지는 괜찮았던듯 싶다.

하지만 밤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아침댓바람부터 밥도 안 먹고 자리 정리하고 돌아갈 채비를 한다.

.

.

.

.

.

고생많았어.

.

.

.

.

.

고생이....많다...ㅠㅠ

.

.

.

.

.

텐트야....미.아.나.다.~~~

.

.

.

.

.

간밤에 텐트 날라가면 어쩌나 싶어 추가로 팩까지 설치하고 잠자리에 들었다지....

악몽을 꾸는것 같았다....

.

.

.

.

.

다른 텐트들은 어떤가 싶어 동향을 살피러 가본다.

.

.

.

.

.

다들 멀쩡하구나...

.

.

.

.

.

내 텐트안은 이렇듯 흙먼지로 뒤덮였다.

.

.

.

.

.

가래를 퉷!하고 뱉었는데 흙먼지가 함께 나오더란...

읔...이런 경험은 다시 하고 싶지 않아. 섬은 나와 안 맞는것 같아.

.

.

.

.

.

측면에서 바람이 부니 텐트가 휙~하고 쓰러질것 같다.

내 텐트가 이런 취약점이 있는건 생각 못하고 있었는데....

아무튼 그간의 백패킹은 일반백패킹이었고, 이번 백패킹은 T.O.P였어.

.

.

.

.

.

흙먼지는 나의 친구! ㅠㅠ

.

.

.

.

.

나도 아침 먹고 좀 쉬었다가 자리 정리해야겠다.

.

.

.

.

.

식후땡은 백패킹에서 빠질 수 없는 코스!

.

.

.

.

.

구절초에 꽃등애한마리

.

.

.

.

.

아무리 환경이 거칠다 하더라도 그곳에 적응하며 사는 동식물은 어디든 있게 마련이다.

.

.

.

.

.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됐다.

조금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마을에 내려가서 라면을 먹든 잠을 자든 일단 내려가야겠다.

.

.

.

.

.

내려가기전에 한번더 주변을 둘러본다.

.

.

.

.

.

마을로 돌아가는 길에는 거친 바람이 날 배웅 해주었다.

.

.

.

.

.

2박3일동안 편안하게 잘 쉬다 간다~ 안녕~

.

.

.

.

.

.

.

.

.

.

수크령~수크령~

.

.

.

.

.

어제 저녁에 물이 꽉차 있었는데

어느새 물이 다 빠졌다.

서해가 조수간만의 차가 크다고는 들었지만 이렇게 클 줄이야...ㄷㄷㄷㄷ

.

.

.

.

.

그러하다.

.

.

.

.

.

가방은 무겁고, 발은 푹푸 빠질려고 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내 발자국이 더 깊게 패여있다.

.

.

.

.

.

저놈을 잡아다가 라면을 끓여먹을까...?

.

.

.

.

.

먹을거 좀 먹고 물도 다 버리고 왔는데 그래도 가방이 무겁나보다.

.

.

.

.

.

마을앞 해변에 도착하니 12시 조금 넘은 시간

배도 살짝 고프고 하니 여기서 라면이나 좀 먹고 가야겠다.

.

.

.

.

.

밤에 먹으려고 가져온 라면인데 낮에 먹는구나..그것도 마지막날. ㅋㅋ

.

.

.

.

.

오~ 맛나보임 조금만 더 끓어라~

.

.

.

.

.

이러고 라면 먹었음. 재밌다잉~

.

.

.

.

.

아하하하하~ 보글보글~ 후루룩 후루룩

.

.

.

.

.

아직 허기가 채워지지가 않아서 하나 더 끓인다.

.

.

.

.

.

보글보글~보글보글~

.

.

.

.

.

휴식엔 셀카가 빠질 수 없지!

.

.

.

.

.

맛있게 라면 먹고 체력 보충해서

이제 배타러 출발~

.

.

.

.

.

아름다운 길이라고 상까지 받은 길이라는데....

 나는 가방이 무거워 땅만 보고 다녔나보다. 느낀게 없다.

.

.

.

.

.

연평산은 다음에....

.

.

.

.

.

저~ 멀리 배가 온다.

.

.

.

.

.

얼렁얼렁 오세용~

.

.

.

.

.

.

.

.

.

.

힉~

일행이 다리를 다쳐 일행의 가방까지 짊어지고 배를 올라타는 이 아저씨를 보면서

지난 겨울 지리산종주할때 중학생 아들과 함께 종주하던 그 아저씨가 생각났다.

.

.

.

.

.

아이고~ 무겁다~

.

.

.

.

.

굴업도가.....

사람이 엎드려있는 모습이라는데

내 보기엔 개한마리가 엎드려 있는것 같다.

.

.

.

.

.

내 가방이 크고 무겁다고 생각하지만 옆에 미스테리렌치를 보면 내 가방은 초등학생 가방으로 밖엔 안 보인다.

어떻게 저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는지들 대단하다는 생각 밖엔..

.

.

.

.

.

바다를 가로질러 가로질러 가로질러 덕적도를 향해 간다.

.

.

.

.

.

저기 저 바위옆을 지날때에는 조류소리가 무서울 정도로 크게 들렸다.

.

.

.

.

.

여기서 빠지면 그냥 쭉~쭉~ 쓸려내려갈것만 같다.

수영 잘 한다고 함부로 뛰어들고 조류에 맞서고 그람 안대~ 그냥 디지는기야~

.

.

.

.

.

.

.

.

.

.

얼굴 가리니 잘 생긴것 같아.

.

.

.

.

.

배가 선착장에 들어설때마다 선원들이 이렇게 서있는데

꼭 죄수 수용소에 죄수들을 기다리는 교도관들 같았다.

.

.

.

.

.

드디어 도착한 덕적도.

.

.

.

.

.

나 덕적도 찍었음.

.

.

.

.

.

굴업도도 찍었음.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