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2~04 - 신년맞이 제주도 여행 #1
두번의 징검다리 연휴에 한번은 쉬고 싶었는데 다행히 1월2일 생산팀 공동연차소식에 어디를 가볼까 고민해봤다.
가장먼저 일본 북해도를 가고 싶었는데 비행기는 이미 없었고, 대안으로 그동안 가고 싶었는데 시간을 내지못해 못 갔던 한라산으로 결정한다.
오랜기간의 잠복끝에 1월2일 새벽비행기로 1월4일 저녁9시30분 시비행기티켓을 구하고 부랴부랴 계획을 짠다.
첫째날은 영실코스, 둘재날은 한라산 관음사-성판악코스, 셋째날은 애월근처에서 휴식.
12월31일 서태지콘서트가 끝나고 집에 들어온 시간은 새벽4시.
집에 들어오자마자 뻗어서 1월1일 오후1시즈음에 일어난듯 하다.
제대로 사진 좀 찍어보자 싶어 삼각대까지 차근차근 준비해가며 가방을 싸고 취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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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에 집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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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일의 첫차를 타고 까치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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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나길래 여행을 떠나기전 셀카도 찍어본다.
오랜만에 메보는 Z55..
어깨뽕을 하나 장만해야겠다. 장시간 메고 있으니 어깨가 아프다.
확실히 가방은 무거워도 발트로75가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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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때부터 가방이 빵빵하다.
딱히 사올것도 없으니 부피는 상관 없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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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도착하고 티켓팅도 하고 시간이 조금 남는다.
밥을 먹으려고 이리저리 뒤져봤지만 배를 채울만한 가게가 없다.
평소엔 쳐다도 보지 않는 샌드위치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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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탈 비행기를 찍는다는건 여행자의 일종의 의식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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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밖에 없을 비행에 창밖을 못 본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무려 천원인가?를 더 주고 미리 날개앞쪽의 창가자리를 선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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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들어 첫 일출....
그리고 제대로 된 일출....
올 한해도 건강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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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덮힌 세상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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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한해 보낼 수 있게 해주세요...제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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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4년차에 접어드는 내 사진의 동반자 D700
내 결코 너를 팔지 않으리....고장나지 말아라. 신뢰의 니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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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타고니아가 로고가 왜이렇게 좋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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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여 구름을 뚫고 내려오니 제주 앞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아. 제주도에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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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릴때 비행기 사진 찍었어야 하는데 셔틀버스에서 사진을 찍었다.
구름많음이었는데, 진짜 구름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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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코스를 가려면 100번을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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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네명이 똑같은 모자를 쓰고 있길래 서로 친구인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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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번 버스를 타고 영실매표소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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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잘 맞춰서 가야 한다.
안그러면 한시간에 한대 밖에 없는 차 때문에 산행일정 꼬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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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고지 휴게소에서 잠깐 내렸다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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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도착한 영실매표소
춥기는 오지게 춥네~ 옷 단도리 잘하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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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함백산에서 본 것 같은 불도저가 눈 치우는거 실제로 처음 봄.
이 불도저가 무려 국산임.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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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치워주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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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가 한라산에 온게 맞구나.
위로 올라가면 대박 눈 많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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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열이 좀 난다 싶으니 영실등산로 입구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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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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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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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초입부터 왠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펼쳐진다.
오늘 날 제대로 잡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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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겨울 산행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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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이렇게 많이 왔어도 국립공원이라 러셀은 기본에 길 잃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길이 잘 나있어 초보자들도 쉽게 등산을 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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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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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겨울 한라산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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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기 앞에 보이지 않는다........
구름이 많아서 병풍바위의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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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하산을 고려하는 사람이 많았다.
올라가 봐야 앞이 보일것 같지 않으니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
강풍에 눈바람이 얼굴을 때려서 차마 앞으로 가지 못하는 사람 등등...
올라갈 수록 점점 바람은 거세지고 등산하는 사람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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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내 앞에 사람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길은 잘 되어 있으니 길을 잃어버리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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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많이 분다. 얼굴도 따갑다.
겨울산행에 고글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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왤케 못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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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굴이 짜부되서 그런가...? 진짜 못생겼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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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미터 앞이 보이지 않을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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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달린 빨간띠로 여기가 등산로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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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라고는 하나 앞이 보이지 않으니 그냥 지나친다.
날이 좋았으면 여기서 한라산 제대로 봤을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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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세오름 대피소가 가까워지니 바람은 더 거세지고 앞은 더 안보인다.
도대체가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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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문득 앞에 건물이 나타난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면 이런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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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더이상의 진행은 어려워 이 사진을 끝으로 하산을 결심한다.
그전에 대피소에서 라면좀 먹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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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오는 도중에 왼쪽에서 눈바람이 몰아치니 왼쪽 눈썹만 얼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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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등산으로 1년은 더 늙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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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촌을 방불케 하는 대피소 여기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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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자마자 바로 랜즈에 습기가 차버린다. ㅠㅠ
깜빡하고 RX100파우치에 지퍼를 안 닫았더니 이런 참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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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이 제일 맛있을 때가 겨울산행 중 대피소에서 먹는 라면인데
그 이유는 먹어 본 자만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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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렁 익어 쥬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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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ㅎㅎㅎㅎㅎ 맛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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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한사발하고 새벽에 집에서 담아온 둥굴레차를 한잔한다.
아직도 뜨거운걸 보니 보온병 보관 잘 해서 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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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찍어보는 장비샷.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스틱. 부러지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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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영하7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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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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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었던 모자가 녹으면서 더이상 사용못할것 같아 바라클라바로 바꿔쓰고 하산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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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일행.
어떤 아저씨가 이분들 좀 같이 데리고 가라고 하시길래 그러자고 했는데 이분들 한테 발목잡혀서 버스 놓칠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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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인생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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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바람은 처음 맞는지 이 친구들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중간에 추워서 퍼지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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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에서 먹고남은 컵라면 쓰레기는 어디가고 봉지만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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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도 사진은 찍어야겠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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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에 만난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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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없이 그냥 넋놓고 사진만 찍으면서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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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반지원정대를 보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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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바위는무슨...
뭐가 보여야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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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내림도 내려주시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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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을 어떻게 잡는지, 어떻게 쓰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스틱만 가지고 내려오는 이 친구가 참 안스럽더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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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여도 너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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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폭풍하산을 한다.
더이상 지체 했다간 제주로 가는 막차를 놓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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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고 걷고 뛰고 걷고 뛰고 걷고를 반복..
일행을 등산로초입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고 나는 부리나케 영실매표소를 향해 뛴다.
멈추면 안된다며 잠심도 쉬지 않고 뛰어 도착했는데
버스시간보다 20분가량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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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놓친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아직도 사람들이 줄 서 있는게 아직 버스가 오지 않았단다.
다행이다.
만약 버스 놓쳤으면 하산을 같이한 일행을 많이 원망했을꺼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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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놓친 사람들에게 바가지를 씌워 내려가려고 택시들이 대기하고 있다.
저 택시를 타고 서귀포까지 가면 5만원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서울-제주 뱅기값만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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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가 조금 넘은 시간 제주시로 가는 막차가 예정시간보다 30분 가량 늦게 도착했다.
무사히 제주시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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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둘째날 비행기에서 일출도 보고, 간당 간당하게 올때, 갈때 버스도 놓치지 않았고,
전날까지 출입통제였던 한라산은 오늘 출입가능해져 등산도 가능했고 여러모로 잘 풀리는걸 보니
올해엔 좋은일 많이 생길 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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